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선정 (4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수상자

생체조직 인터페이싱 가능한 신축성 바이오전자소자 시스템 개발하시며 차세대 전자약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계신 손동희 교수님과 인터뷰를 전해드립니다.

▶ 교수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 고려대학교 물리학과 2007년 학사

- 서울대학교 나노과학기술협동과정 2009년 석사

-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2015년 박사

- 스탠포드대학교 화학공학과 2017년 박사후과정

-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바이오닉스연구단 2019년 선임연구원

- 성균관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2019-현재 부교수

▶ 주 연구 분야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 연구실은 착용하거나 인체 장기에 이식할 수 있는 바이오전자소자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체의 움직임에 따라 발생하는 변형에도 불구하고 전기적 특성이 유지되는 신축성 소재를 함께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외부 충격으로 인해 손상된 바이오전자소자가 스스로 회복할 수 있도록 자가치유성 소재 연구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말초신경, 뇌, 심장에 적용 가능한 바이오전자소자를 개발하여 난치성 신경 및 심장 질환을 정밀하게 진단하고 치료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자피부(Artificial Electronic Skin)와 신경인터페이스(Neural Interface)를 통해 감각 및 운동 기능을 회복하는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우수한 연구개발성과로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연구자에게 수여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4월 수상자로 선정되신 소감을 말씀해 주세요.

먼저, 연구적으로 아직 많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큰 상을 받게 되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기존의 바이오전자 시스템 관련 연구는 많이 진행되었지만, 장기간 인체 내에서 신호를 안정적으로 획득하고 이를 통해 질병을 진단하며 조기에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은 여전히 부족했습니다. 저희 연구실에서 조직에 접착이 가능하고 신축성과 자가치유성이 우수한 주사주입형 또는 패치형 바이오전자소자를 개발한 것이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는 첫 번째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난치성 질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자분들께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연구를 이어가겠습니다.

▶ 이번 수상에서 탁월한 연구개발 업적으로 주목받은 <신축성 바이오 전자소자 시스템>에 대한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저희가 개발한 주사주입형 신축성 바이오전자 시스템은 피부 미용 필러로 잘 알려진 히알루론산 하이드로젤을 기반으로, 기계적 및 전기적 특성을 크게 개선한 것입니다. 이러한 하이드로젤은 말초신경이나 근육의 손상 부위에 주사주입할 수 있으며, 손상된 신경과 근육의 전기적 신호를 전달함으로써 빠른 재생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이드로젤과 더불어 신경 및 근육에 부착 가능한 바이오전자소자를 함께 통합하여 조기 보행 재활이 가능함을 입증하였습니다.

또한, 패치형 신축성 바이오전자 시스템은 신축성과 자가치유성을 갖춘 기판에 그물형 패턴을 적용하여 심장과 같은 복잡한 곡면에도 안정적으로 부착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접착성 하이드로젤을 사용해 견고한 부착력을 유지하면서, 전도성 액체 금속 복합체로 구성된 전극이 심장 신호를 장기간 안정적으로 획득할 수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심장 부정맥 등의 치료에 적극 활용될 수 있습니다.

▶ 현재 교수님이 이끌고 계신 D.SON LAB.에서 진행하는 연구과제들이 궁금합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다양한 신경-심장-피부 인터페이스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말초신경 질환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우수신진연구, 뇌전증 치료를 위한 미주신경 자극 기반의 전자약 연구, 무선 시스템을 이용한 척수 손상 환자의 보행 재활 연구(IITP), 그리고 말초신경병 조기 치료를 위한 범부처 재생의료 연구 등이 포함됩니다.

▶ 연구를 진행하시다가 어려움에 부딪칠 경우 어떻게 극복하시는지요?

연구는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박사 과정 때에도 실험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좌절한 경험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실패 속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고, 오히려 더 나은 연구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실패를 겪을 때마다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 노력하고 있으며, 이러한 자세가 연구의 질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학생들과의 미팅을 통해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함께하는 것이 저에게 큰 기쁨입니다.

▶ 특별히 기억에 남는 본인의 연구(논문)를 꼽는다면?

2011년 Science 저널에 발표된 『Epidermal Electronics』논문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 논문은 바이오전자소자가 피부처럼 매우 얇아야 장기간 안정적으로 부착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신체와 유사한 물성을 얻을 수 있다는 혁신적인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이러한 발상은 저에게 큰 영감을 주었고, 저희 연구에서도 '조직 접착'이라는 개념을 발전시켜 생체이식형 소자 연구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 바이오 전자소자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박사 과정 동안 파킨슨병 진단 및 치료와 관련된 연구를 처음 접하게 되었고, 이때의 경험이 저를 바이오전자소자 연구에 집중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습니다. 당시 병원에서는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여 맞춤형으로 치료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저는 피부 부착형 센서를 통해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신축성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를 이용해 데이터를 저장함으로써 의료진이 정밀한 진단을 하고 약물 처방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난치성 신경질환 진단 및 치료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 교수님에게 영향을 미친 인물 또는 귀감으로 삼으시는 연구자가 있다면?

저의 박사과정 지도교수이신 김대형 교수님(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을 가장 존경합니다. 김 교수님께서는 엔지니어로서 난치성 질환을 겪는 환자분들에게 어떻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은 영감을 주셨습니다. 그분의 연구 철학과 성실함은 지금도 저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저 또한 그분처럼 겸손하게 최선을 다해 연구에 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이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과학에 흥미가 많았고, 이런 흥미가 자연스럽게 저를 과학자의 길로 이끌었습니다. 연구실 학생들에게는 항상 "여러분이 저보다 더 훌륭한 연구자가 될 것입니다"라고 말하곤 합니다. 학생들이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유지하고,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경험들이 모여 더 큰 과학자가 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 앞으로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저의 궁극적인 목표는 중추 및 말초신경 관련 난치성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전자약 기술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특히, 미세한 신경 신호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이를 통해 전기 자극을 활용하여 난치성 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연구에 전념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