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부견 교수님은 서울대학교에서 제어계측공학 학·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1996년 포항공과대학교 전자전기공학과 교수로 부임하였습니다. 그 동안 후학 양성뿐만 아니라 관련 분야의 국내외 활발한 연구활동으로 우수한 연구업적을 이루고 계시며, 이에 세계적 수준의 연구 성과를 창출한 공로를 인정받고 2020년 ‘한국공학상’을 수상하셨을 뿐 아니라 국내 과학기술계 최고 석학기관으로 알려진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으로 선정되셨습니다. 

▶ 주요 연구 분야 소개 및 동향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1990년대를 지나면서 Personal Computer의 보급은 공학에서의 학문 방향을 완전히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제어 및 신호처리 이론은 연필과 종이로 문제를 해결하는 소위 해석적 접근방법에서 PC에서의 계산을 통하여 문제를 푸는 수치적 접근방법으로 변화하였습니다. 이를 통하여 정형적 틀에 박혀 있던 이론에서 탈피하여 실용적 문제를 풀 수 있는 이론으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2010년대의 Personal Computer의 고성능화는 인공지능 시대를 가져왔고 이는 모든 학문이 인공지능과 교류하면서 그 역할을 찾아가는 학문적 변혁기에 있습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제어, 신호처리, 그리고 인공지능입니다. 제어에서는 근본적으로 최적화기법을 기반으로 네트워크 시스템, 시간지연시스템, 선형 시변 시스템, 그리고 Multi-agent 시스템 등에서 강인제어이론을 적용하기 위한 수치적 개념 도구를 개발하여 왔습니다. 제어이론적 해석 방법을 접목하여, 신호처리에서는 적응형 필터에서의 고속 강인 알고리듬, 인공지능에서는 신경망 학습 알고리듬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 Control Theory

  - Robust Control for Networked, Time-Delay, Multi-agent, or LPV systems

○ Signal and Image Processing

- Fast and Robust Algorithms for Adaptive Filter, Active Noise Cancellation

○ Artificial Intelligence

- Reinforcement Learning, Optimizer

▶ 공학 분야에서 세계 정상의 연구개발 성과를 이룩한 과학기술자에게 수여하는 한국공학상을 수상하신 소감을 말씀해 주세요.

   2020년 코로나 팬더믹 상황의 어려운 시기에 뜻깊고 영광스러운 상을 수상하며 한 해를 마무리 짓게 되어 너무나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실질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개념적 도구를 만들어내는 제어이론을 연구하고 있지만, 학문분야의 특성을 고려하건데 한국공학상이라는 큰 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지 못했고, 이러한 큰 상을 받기에는 아직도 많은 부족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상을 저에게 주신 것은 더욱 분발하여 한국공학에 도움이 되는 제어이론을 연구하고 후학 양성에 매진하라는 의미라고 봅니다. 이 상을 받기까지 많은 가르침을 주신 스승님, 함께 노력해 온 제자들, 그리고 항상 따뜻한 마음으로 제 옆을 지키고 있는 가족과 이 기쁨을 함께 하겠습니다.

▶ 이번 수상과 관련하여 탁월한 연구업적으로 주목받으신 <시스템의 시간지연요소를 극복하기 위한 최적화기법 기반의 강인제어 연구>에 대하여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공정 시스템, 바이오 시스템, 네트워크 시스템 등 산업계 대부분의 시스템에서 시간지연요소가 존재하며, 이는 시스템의 성능을 저하 시키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불안정화 시킵니다. 하지만 이러한 요소의 존재로 인하여 시스템 차원이 무한대가 되어, 기존의 해석적 접근방법은 극히 제한적인 “시불변 선형시스템에서의 고정된 상수 시간지연요소”만을 고려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시스템이 시변 선형, 비선형, 또는 확률 기반이라든지, 시간지연요소가 상수가 아니고 시변 또는 분산 형태이라든지 하는 “일반적인 시스템에서 일반적인 시간지연요소”를 다루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를 극복하고 더불어 최적화 기반의 강인제어이론을 적용하기 위하여 수치적 접근방법을 가능하게 연구가 필요하였습니다. 이에 최적화 기법 기반의 시간지연시스템 이론에서 이정표가 되는 일련의 연구 결과들을 발표하였습니다. 

   수치적 접근방법에 대한 세계 최초의 의미 있는 연구 결과를 1999년 『IEEE Transactions on Automatic Control』 논문(Web of Science 기준 577회 인용)에서 제시하였습니다. 이 논문에서 새로운 개념의 Integral Inequality를 제안하였고, 이 개념을 통한 수치적 접근방법은 다양한 강인제어이론을 시간지연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새로운 연구의 장을 열었습니다. 2011년 『Automatica』 논문(1514회 인용)에서는 Reciprocal Convexity Lower Bound 라는 개념을 제안하여 수치적 접근방법의 계산량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였습니다. 이 논문은 제어이론에서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 『Automatica』에서 1985년 이후 게재된 9,674편의 모든 논문 중에서 인용 순위 9위에 해당하는 제어이론 분야에서는 “Best of the best”에 해당하는 논문입니다. 인용 논문들의 분야를 보면 단지 제어공학뿐만 아니라, 전기공학, 응용수학, 생명공학 등 매우 다양하며 이는 시간지연시스템을 다루는 거의 모든 학문 분야에서 인용되고 있습니다. 2015년 『Jounal of the Franklin Institute』 논문(354회인용)에서는 기존의 Integral Inequality를 에너지 보전이라는 물리적 관점에서 재해석을 통하여 다양한 Basis 기반의 Integral Inequality라는 일반화된 개념을 발표하여 연구영역을 대폭 확장하였습니다. 일련의 연구 결과로 『Stabilizing and Optimizing for Time-Delay Systems』 저서는 2019년에 Springer에서 발간되었고, Discrete-time Delay System 그리고 Continuous-time Sampled-data System에 관한 세 편의 논문이 2019년에 Web of Science 기준 Applied Mathematics 분야에서 Top 2.3%에 해당하는 『International Journal of Robust and Nonlinear Control』 학술지에서 표지논문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최근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가상물리, 스마트 그리드, 원격, 가상현실 등의 시스템들에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다양한 시간지연요소를 고려하여 시스템 해석 및 설계를 하기 위한 이론적 배경을 제공합니다.

▶ 연구활동을 하시면서 특별히 느끼신 점이 있다면?

   제어이론을 연구하면서 이론을 위한 이론이 아닌 실용을 위한 이론을 연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수치적 접근방법을 위해 개발된 개념적 도구들을 많은 분야에서 인용함으로써 나의 연구가 널리 사용되고 있어 보람을 느낍니다. 최근에 여러 제자들이 대학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데 이 또한 학자로서의 기쁨이라고 여겨집니다.  

▶ 관련 연구는 산업계 발전에 큰 변화를 이끌 것으로 생각됩니다. 앞으로 이 분야의 연구 및 기술력 향상을 위한 노력이나 필요 요건에 대한 소견을 말씀해 주세요.

   제어이론은 이론을 위한 이론에서 실용을 위한 이론으로 그 흐름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큰 두 가지의 시대적 흐름은 네트워크 기반 응용시스템, 예를 들어 가상물리시스템, 다개체 시스템, 스마트 그리드 등에서의 제어이론 적용과 컴퓨팅 파워의 급성장에 따른 인공지능의 산업체 응용에서 제어이론 적용입니다. 제어이론은 이러한 4차 산업의 응용에서의 안전성 보장과 성능 항상을 위한 중심적 역할을 담당하는 학문으로 산업이 고도화 대규모화되면서 그 중요성이 더 강조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관점에서 응용 위주의 인프라가 확대되면서 그 인프라의 기초가 되는 이론에 대한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있고, 이는 제어이론을 전공하던 젊은 연구자들이 설 기반을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강한 국가가 되는 길은 학문적 균형을 내실 있게 다지면서 이를 기반으로 미래 선도 산업을 선점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론 분야를 포함하여 모든 분야의 젊은 연구자들이 미래의 자기 세계를 만들어내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까지 넉넉한 지원이 있었으면 합니다.

▶ 특별히 기억에 남거나 후배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자신의 논문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더불어 도움이 될 만한 분야 관련 사이트 또는 서적이 있다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1999년 논문에서 새로운 개념의 Integral Inequality를 제안하고 이를 기반으로 의미 있는 수치적 접근방법을 제안함으로써, 다양한 강인제어이론을 시간지연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게 하는 길을 처음으로 제시하여 제어이론에서의 수치적 시간지연시스템 연구라는 새로운 연구의 장을 열었습니다.    

A delay-dependent stability criterion for systems with uncertain time-invariant delays, IEEE Transactions on Automatic Control, 1999, 577회 인용                             

   2011년 논문에서는 Reciprocal Convexity Lower Bound 개념을 제안 하여 수치적 접근방법에 수반되는 많은 계산량의 문제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방법을 제안하였습니다. 이로 인하여 10여년 간의 수치적 시간지연시스템 연구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계기를 제공하였습니다.      

Reciprocally convex approach to stability of systems with time-varying delays, Automatica, 2011, 1514회 인용

   2015년 논문에서는 기존의 Integral Inequality에 대하여 에너지 보존 법칙이라는 물리적 관점에서의 재해석을 하였고 이를 통하여 다양한 Basis 기반의 Integral Inequality를 만들 수 있는 generalized integral inequality를 발표함으로써 연구의 폭을 확장하였습니다.

Auxiliary function-based integral inequalities for quadratic functions and their applications to time-delay systems, Journal of the Franklin Institute, 354회 인용

   2019년 springer-verlag에 DELAY SYSTEM에 대한 해석 및 제어기 설계에 관한 전문학술저서를 발간하였습니다. [그림 1]

STABILIZING AND OPTIMIZING CONTROL FOR TIME-DELAY SYSTEMS INCLUDING MODEL PREDICTIVE CONTROL, SPRINGER-VERLAG, 2019

   2019년, 2020년에 걸쳐 Discrete-time과 Sampled-data Delay System에 관한 세 편의 논문이 『Int. J. Robust & Nonlinear Control』(Applied Mathematics 분야 상위 2.3%)에서 표지논문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림 2]

▶ 교수님에게 영향을 미친 인물 또는 귀감으로 삼으신 연구자가 있다면?

   저의 롤모델은 두 분의 은사님입니다. 한 분은 서울대학교 석사과정 지도교수님인 권욱현 교수님이고 또 한 분은 스탠퍼드대학교 박사과정 지도교수님인 Thomas Kailath 교수님입니다.  권욱현 교수님은 '한국 벤처의 대부'이자 최고의 제어이론학자로서 수많은 업적으로 '2019년 과학기술발전유공자'로 선정되셨고, Thomas Kailath 교수님은 최고의 정보이론 연구자로 공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2007년 ‘IEEE Medal of Honor’를 수상하셨고, 2014년 미국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US National Medal of Science and Technology’를 수여받으셨습니다. 두 분의 공통점은 세계 최고의 학자로서 연구뿐만 아니라 학문의 사회적 기여에 수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항상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사시고 계십니다. 비록 두 분의 발자취를 따라가기에는 많은 부족함이 있지만 학문에 대한 그 열성을 잊지 않고 본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연구에 대한 철학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모든 연구는 위대하다고 생각합니다. 학문은 균형 있게 발전되어야 합니다. 시대에 따라 학문적 의미가 변화하니까 시대에 따라 연구의 방향을 변화하기보다는 그 학문적 변화에 어떻게 균형을 맞추어 갈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사회가 발전하는 데 있어 미래를 앞서가는 연구가 그 힘을 발휘하지만 미래를 앞서가지 않더라도 그러한 미래에 받침목이 될 수 있다면 그것 또한 매우 가치 있는 연구입니다.      

   연구는 시대적 흐름의 결과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연구의 내용은 나만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시대적 흐름에 따라 지구 반대편에도 생각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예를 들어 1960년을 전후로 R.E.Kalman에 의해 발표된 Kalman Filter는 제어이론 역사의 획을 긋는 연구 결과인데 이는 학문적 교류가 거의 없었음에도 소련, 동구권, 유럽에서 거의 동시에 발표되었습니다. 특히 공학적 이론은 시대적 필요성에 따른 결과의 부산물이며 이는 연구자의 역사적 소임입니다. 연구 주제에 대한 방향을 설정할 경우 그 결과가 연구를 선도하는 결과물이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 미래를 향해 앞서 나아가고 계시는 교수님으로서 후배 연구자들에게 특별히 격려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공학을 하는 학자로서 바라보건데 이론과 실용 모두 가치 있는 일입니다. 이들 중에서 특히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최고의 결과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론의 경우 두 가지 방향이 있습니다. 완성된 이론을 추구하는 것과 새로운 연구 방향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전자의 경우 그 분야를 통달하여야 하고 후자의 경우는 다른 분야에 대한 넓은 고찰이 필요하며 공동 연구도 한 방편입니다. 실용의 경우 반드시 자신의 대상 시스템을 가지고 가야 합니다. 학문은 많은 인고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꾸준히 노력하는 사이에 자신도 모르는 성과가 이루어집니다. 

 

▶ 앞으로 계획이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세요.

   학문적으로 아직도 많이 부족함과 갈증을 느끼고 있습니다. 현재로는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실 주제인 다개체시스템에서의 분산제어 연구와 중견연구 주제인 확장된 하이브리드시스템에서의 강인제어 연구에 매진할 것입니다. 더불어 제어 및 신호처리에 대한 두 개의 학술저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시간지연시스템에 대한 수치적 개념도구들에 대한 연구 결과들을 집대성하는 것과, 적응형 필터에서의 제어이론적 접근에 의한 알고리듬 연구 결과들을 집대성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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