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Loading..

Please wait....

파워iN터뷰

홈 홈 > 포커스iN > 파워iN터뷰

IT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과학기술 관련 현장에서 활약하시거나, 현장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도전하고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 또는 IT분야에서 이슈가 된 화제의 인물, 그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 박정준
  • Ezion Global, Inc

트위터 공유

페이스북 공유

추천하기6

    지난 3월 출간된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를 아시나요? 저희 EIRIC에서는 바로 그 화제의 책 저자이신 이지온 글로벌의 박정준 대표님과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평균 근속년수가 1년이라는 ‘아마존’에서 12년을 일하시면서 얻은 경험담과 교훈을 책 속에 담아내셨는데요, 그 어디보다도 업무 스트레스가 심하다는 ‘아마존’을 단지 직장생활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훈련과 배움의 터로 생각의 틀을 전환하면서 12년 근속과 지금의 성공적인 스타트업을 이루어내신 박정준 대표님을 소개해 드립니다.



▶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워싱턴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뒤 2004년 아마존 시애틀 본사에 입사하여 12년간 근무했습니다. 개발자로 시작하여 마케팅 경영분석가,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엔지니어 등 5개 직종과 8개 부서를 거쳤습니다. 2015년에 퇴사하여 지금은 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3월 아마존의 경험을 담은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라는 책을 냈습니다.

 

▶  아마존에서 12년간 엔지니어로서 여러 부서에서 근무하셨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서가 있다면? 그 이유와 업무에 대한 간략한 설명도 부탁드립니다.


    우선 12년간 엔지니어로만 일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거쳐간 8개의 모든 부서에서 특별한 경험을 했지만 그 중에서도 마지막에 몸담았던 아마존로컬 부서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크게 분류해 보면 입사 초기에는 이커머스 쪽에서, 중반에는 킨들과 디지털 부서에서 일을 했었는데 개인적인 침체기가 찾아왔고, 새로운 도전을 하여 아마존 내의 사내 벤처와 같은 아마존로컬 부서에 비교적 초창기에 합류하였습니다.
    당시 미국은 구루폰(Groupon), 한국은 티켓몬스터나 쿠팡 같은 소셜커머스 서비스였습니다. 덩치가 큰 이전 부서에 비해 사원으로서 비교적 사업 전반을 이해하기 용이한 부서를 원했는데 아마존로컬은 그런 저의 니즈를 충족시켜주었습니다. 아마존로컬팀에서는 컨슈머 웹사이트 개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담당하다가 이후에는 경영과 마케팅 관련 업무에 관심이 생겨서 경영 분석 업무를 한동한 맡을 수 있었습니다. 개발자에서 경영 분석 쪽으로 전직을 하는 과정은 제도화되어 있지는 않으나 제 관심과 능력, 그리고 팀에 필요가 맞아 떨어져서 부사장의 승인하에 우선 3개월간 시범적으로 업무를 맡은 후에 이루어졌습니다.
    경영 분석은 간단히 말씀드리면, 아마존이 수집하는 수많은 데이터를 취합 및 분석하여 경영 결정에 도움과 인사이트를 주는 역할입니다. 매주 경영진에게 다양한 차트와 테이블로 가득한 실시간 상황판을 보여주며 회의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데이터를 만지는 부분은 개발자의 능력이 필요하지만 분석과 인사이트를 발견하는 부분은 보다 큰 그림에서 경영적 감각을 요하는 업무라 이전의 다소 딱딱한 느낌의 개발자의 업무보다 동기 부여가 되었고 저랑도 잘 맞다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아마존로컬 부서는 제가 아마존을 떠나고 머지 않아 문을 닫고 말았지만(이후 아마존 내 프라임 나우 팀 등으로 합병), 개인적으로는 한 사업의 성장과 쇠퇴의 과정을 가까이서 함께한 것은 현재 사업을 하는 데 직간접적으로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  스타트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스타트업’이라는 말이 다소 거창하지만 저는 누구나 결국에는 크기에 상관없이 자신의 일을 하는것이 좋다고 생각해왔습니다. 회사라는 틀은 안전은 제공하지만 그 대가로 앗아가는 것도 있다고 느꼈습니다. 아이들과 샌디에이고 동물원을 방문했을 때의 일입니다. 안전을 보장받는 울타리 안의 동물과 항시 위험에 노출된 야생의 동물 중 누가 더 행복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 비로소 독립을 구체적으로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당장은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를 그만둘 수는 없었고, 무급이었지만 석 달의 육아휴직을 활용해서 제 사업을 부업으로 시작했습니다. 이후 5년 동안 직장을 다니면서 사업을 병행했습니다.




▶  이지온 글로벌(Ezion Global, Inc.)은 어떤 회사인가요?


    ‘이지온 글로벌’이라는 이름은 솔로몬 시대의 최대 무역항이던 에시온 게벨(Ezion Geber)에서 따왔습니다. 한국의 좋은 제품들을 아마존 등을 통해 미국 시장에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고, 현재는 놀이방 매트가 주력 상품입니다. 원래는 다양한 제품을 수입할 생각도 했으나 제품의 현지화와 마케팅을 주도하게 되면서 제품 수를 늘리기보다는 적은 종류의 제품이라도 아마존의 베스트셀러 상품으로 만드는 것에 집중해오고 있습니다.




▶  스타트업의 창업자이자 1인 기업인으로서 장단점이 있다면?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선은 자유롭다는 것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제가 원하는 시간에 일을 하고 원하는 결정을 해도 아무도 뭐라고 하는 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모든 책임도 함께 따르기 때문에 사원일 때와는 다른 종류의 압박이 존재합니다. 다른 이를 설득하거나 문서를 작성하거나 회의를 해야 하는 등의 다소 불필요한 과정도 없어서 결정과 행동이 빠르다는 것도 굉장히 큰 장점입니다. 무엇보다 제 스스로 세상에 필요한 가치를 줄 수 있다는 것은 회사에서는 느끼기 힘든 보람입니다.
    단점이라면 단순히 주어지는 일을 할 때와는 다르게 업무의 테두리가 명확하지 않고, 새로 해결해야 할 암초들이 지속적으로 생기며, 매출의 등락에 민감해지는 등 신경 쓰는 일들이 비교적 많아진다는 것입니다.




▶  본인에게 영향을 끼친 연구자 또는 영감을 주는 인물 등이 있다면?


    직접 뵌 적은 없지만 칸 아카데미의 살만 칸이 저에게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당시 삶과 일에 대해 고민하던 시기였는데, 금융회사에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질 수 있는 수준까지 일하고 조기에 은퇴하여 세상 모든 이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겠다며 비영리단체를 세운 그가 저에게는 참 멋지게 보였습니다. 물론 빌 게이츠나 제프 베조스도 이루 말할 수 없이 대단하지만 저에게는 너무 먼 달나라 사람들 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반면에 살만 칸 같은 인물은 누구나 될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빌 게이츠의 딸이 칸 아카데미를 통해 공부하면서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하여 빌 게이츠가 먼저 살만 칸을 찾아간 일화도 있습니다.




▶  해외로 진출하려는 후배들(유학/취업준비생 또는 스타트업 새내기)에게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이 있다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점, 상황, 그리고 계획을 잘 생각하시고 해외 진출이 자신에게 어떤 도움이 될지를 우선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에 맞춰 준비하시면 더 주도적이고 효과적으로 삶을 설계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자잘한 팁으로는, 외국 사람들과 비즈니스로 대화할 일이 많다면 자주 쓰는 비즈니스 숙어 표현을 100개 정도 외우시면 큰 도움이 됩니다.
각자의 삶은 제각기 다양하기 때문에 조언이라는 것은 참 조심스럽습니다. 삶의 큰 결정 앞에서 저에게 가장 결정적인 조언을 주었던 것은 다름 아닌 제가 쓴 일기장 속 과거의 저였습니다. 아마존 퇴사를 고민하던 때에 3년 전 쓴 제 다짐과 계획이 얼마나 큰 확신을 주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종종 생각과 계획을 글로 남기고 가끔씩 지난 자신의 글들을 보는 것은 한 인생에서 길을 잃지 않고 나아가는 길잡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의 목표 또는 비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기본적으로 방향은 있고 정해진 형태는 없습니다. 무엇이 되었든 궁극적으로 '저밖에 할 수 없는 선한 일'을 추구하려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인생의 각 시점에서 저와 주변 상황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질문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현재는 세 아이의 아빠 역할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10년 후에는 많이 달라지겠지요. 어쩌다 보니 아마존에서 가장 오래 일한 한인이 되어서 쓰게 된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도 같은 맥락에서 쓰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보람이 있었습니다. 훗날 세상을 떠날 때 저밖에 할 수 없는 일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면 나름대로 쓸모 있는 삶을 살았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그 밖에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앞으로의 세상, 특히 일하는 태는 이전과는 굉장히 다를 것입니다. <이코노미스트>는 10년 후 세계의 절반이 프리랜서로 일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에 들어가서 승진하는 것이 큰 목표였던 시대에서 이제는 스스로 가치를 창조하고 제공하는 능력이 필요한 시대로 빠르게 접어들고 있고, 그러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며 진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새로운 시대의 최대 수혜자들은 변화를 수단으로 활용하며 이전에 다른 이가 풀지 못한 문제를 풀어나가는 이들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